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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포장에 쓰인 정보들, 다 무슨 뜻일까?

by 신동82 2025. 8. 29.

커피 원두를 구매하려고 포장지를 들여다보면 생소한 용어들이 가득합니다. ‘싱글 오리진’, ‘풀시티 로스트’, ‘워시드’, ‘SCA 점수’, ‘플레이버 노트’까지.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마치 암호처럼 느껴질 수도 있죠.

하지만 이 정보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원두의 품질, 맛, 생산 방식, 신선도를 알려주는 중요한 힌트들입니다. 이 글에서는 커피 원두 포장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의 의미를 하나하나 해석해 드리겠습니다.

1. 원산지 정보: 어디서 자랐는가?

Origin(산지): 원두가 재배된 국가, 지역, 심지어 농장 이름까지 명시됩니다. 예) Colombia Huila, Ethiopia Yirgacheffe

일반적으로 더 구체적인 산지 정보가 적혀 있을수록, 품질 관리가 잘 된 고급 원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포장지에는 재배 고도(elevation)도 함께 표기되며, 고도가 높을수록 밀도 높은 원두가 생산되어 복합적인 향미를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품종(Variety): 티피카, 버번, 게이샤 등. 와인에 품종이 있듯, 커피도 품종마다 맛이 달라집니다.

2. 가공 방식: 어떻게 처리되었는가?

프로세스(Process): 수확한 커피 체리를 어떻게 가공했는지를 나타냅니다. 주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Washed (워시드): 과육 제거 후 물로 세척. 깔끔한 맛과 산미가 특징
  • Natural (내추럴):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건조. 과일향과 단맛 강조
  • Honey (허니): 중간 방식. 단맛과 산미의 밸런스

가공 방식은 향미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본인의 취향을 찾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3. 로스팅 정보: 어떻게 볶았는가?

로스팅 정도(Roast Level): 원두의 색상과 맛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정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 Light Roast: 밝은 산미, 원두 본연의 향 표현에 중점
  • Medium Roast: 산미와 단맛의 균형, 가장 대중적인 스타일
  • Dark Roast: 강한 바디감과 쓴맛, 초콜릿·스모키 한 향

또한 풀시티(Full City), 시티(City), 프렌치(French) 같은 용어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로스팅의 세부 단계를 구분하는 명칭입니다.

로스팅 날짜(Roasted on)도 중요한 정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로스팅 후 2~3일이 지난 후부터 향미가 안정되며, 2~3주 안에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 플레이버 노트 & 점수: 어떤 향과 맛이 나는가?

Flavor Notes (향미 설명): 패키지에서 “블루베리”, “시트러스”, “다크 초콜릿” 등의 단어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커피를 시음했을 때 느껴지는 대표적인 향과 맛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는 첨가된 향이 아니라, 원두 자체가 가진 고유한 특징입니다. 초보자는 이 향미를 모두 느끼기 어렵지만, 커피를 반복해서 경험하다 보면 점차 섬세한 차이를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SCA 점수: 스페셜티 커피 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 평가한 품질 점수입니다. 80점 이상이면 스페셜티 커피로 분류되며, 고급 원두로 여겨집니다.

5. 그 외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

  • 싱글 오리진 / 블렌딩: 단일 산지 vs 여러 산지 원두 혼합
  • 그라인딩 여부: Whole Bean(홀빈)은 분쇄되지 않은 상태, Ground는 분쇄된 상태
  • 유통기한 / 보관법: 산소와 습기를 피해야 하므로, 밀폐 용기나 냉동 보관이 추천됩니다

일부 고급 원두는 생산자 이름, 수확 연도, 컵핑 노트까지 기재되어 있어, 마치 와인 라벨을 보는 듯한 정보의 디테일을 제공합니다.

결론: 포장지를 읽는 순간부터 커피는 시작된다

커피 원두의 포장지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그 원두가 어떤 배경에서 어떻게 자라나고 가공되었는지, 어떤 맛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설명서입니다.

이제부터는 커피 포장을 볼 때 “어려운 말이 많다”기보다, “이 커피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이 고른 커피 한 봉지에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자연의 시간, 그리고 고유한 향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 정보를 이해하는 순간부터, 커피 한 잔은 더욱 특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