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핑”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전문 바리스타들이 커피의 향과 맛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알려진 커핑은, 사실 일반인도 집에서 간단히 체험할 수 있는 커피 취미입니다.
커핑을 통해 같은 원두라도 로스팅이나 보관, 추출에 따라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다양한 커피의 향미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커핑 준비 방법과 절차, 그리고 맛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팁까지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1. 커핑이란? 왜 해보면 좋은가요?
커핑(Cupping)은 커피의 향미를 평가하는 공식적인 방법으로, 커피 산업에서는 품질 테스트나 생두 선택, 로스팅 테스트 등에 활용됩니다.
하지만 꼭 전문가만의 영역은 아닙니다. 일반 커피 애호가도 커핑을 통해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커피를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커핑을 추천하는 이유:
- 여러 종류의 원두를 비교하며 향미 차이를 체험할 수 있음
- 맛에 대한 감각이 섬세해지고 커피 선택 기준이 명확해짐
- 원산지, 로스팅, 가공 방식이 맛에 주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음
2. 집에서 커핑을 위한 준비물
전문 장비가 없어도 집에 있는 도구로 충분히 커핑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본 준비물:
- 원두 2~3종 (되도록 로스팅일이 2주 이내인 원두)
- 분쇄기 (없다면 구매 시 분쇄도 ‘드립용’ 요청)
- 머그컵 또는 작은 그릇 (종류별로 하나씩)
- 온도 조절 가능한 뜨거운 물 (92~96℃)
- 테이블스푼 2개 (슬러핑 및 크러스트 제거용)
- 타이머, 노트, 펜
한 컵당 원두 8~10g 정도가 적당하며, 커피 간의 비교를 위해 한 번에 최소 2종 이상 준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집에서 커핑하는 절차 (입문자용 간단 버전)
전문적인 커핑보다 간소화한 방식으로도 충분히 향미를 비교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 절차에 따라 진행해 보세요.
① 원두 분쇄
각 원두를 중간 굵기(드립용)로 분쇄합니다. 분쇄 직후의 향(프래그런스)을 맡아보세요. 원두마다 꽃향기, 견과류 향, 초콜릿 향 등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② 뜨거운 물 붓기
각 컵에 분쇄한 커피를 8~10g씩 넣고, 150ml의 뜨거운 물(92~95℃)을 부어줍니다. 타이머를 시작하세요.
③ 향 맡기 (Aroma)
4분 정도 지난 후, 표면에 뜬 크러스트(거품층)를 스푼으로 천천히 저어 부숴줍니다. 이때 발생하는 향이 ‘아로마’입니다. 코를 가까이 대고 향을 천천히 느껴보세요.
④ 크러스트 제거
깨진 크러스트는 스푼 2개를 이용해 최대한 제거합니다. 이 작업은 깔끔한 시음을 위해 필요합니다.
⑤ 시음 (Slurping)
커피가 약간 식으면, 스푼으로 커피를 떠서 입안 전체에 퍼지도록 흡입하듯 마셔봅니다. 이를 통해 산미, 단맛, 바디감, 여운(애프터테이스트)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⑥ 노트 기록
각 커피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항목을 간단히 메모해 보세요:
- 산미 (높음 / 중간 / 약함)
- 단맛 (과일 / 캐러멜 / 없음 등)
- 바디감 (가벼움 / 중간 / 묵직함)
- 후미 (짧음 / 부드러움 / 오래 남음 등)
느껴지는 향미를 자유롭게 기록해 보세요.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감각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4. 커핑을 더 즐기는 팁
- 서로 다른 산지나 로스팅 레벨의 커피를 비교하면 차이를 더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하면 서로의 감각을 비교하며 즐길 수 있어 재미가 배가됩니다.
- 커피를 마신 뒤 맛의 여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관찰해 보세요.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점점 자신의 커피 취향을 발견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결론: 커핑은 커피를 더 잘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집에서 하는 커핑은 특별한 장비 없이도 커피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는 훌륭한 취미가 됩니다.
시장에서 마신 커피가 왜 마음에 들었는지, 혹은 왜 밍밍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커피가 더 재미있고 맛있어집니다.
커핑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오늘 당신의 집에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한 잔의 커피를, 눈과 코와 입으로 더 깊게 즐겨보세요. 커피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풍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