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실 때 어떤 맛이 느껴지시나요? 신맛, 쓴맛, 단맛… 하지만 커피의 맛은 단순히 원두의 품종이나 기호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를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내용을 알면, 이제 커피는 ‘그냥 마시는 음료’가 아닌 ‘분석하고 즐기는 취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 원두 품종과 재배 환경이 기본을 만든다
커피 맛의 출발점은 바로 원두 자체입니다.
커피는 주로 두 가지 품종,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로 나뉘며, 각 품종마다 향미와 특징이 다릅니다.
- 아라비카: 산미와 향미가 풍부, 섬세한 맛, 스페셜티 커피에 사용
- 로부스타: 카페인 높고 쓴맛이 강함, 묵직한 바디감, 인스턴트에 주로 사용
또한 커피가 자라는 고도, 기후, 토양까지 맛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예: 고도 높은 지역 = 산미↑, 저지대 = 고소하고 묵직한 맛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케냐 등 원산지별 커피가 각기 다른 맛을 내는 이유입니다.
테루아르(Terroir)라는 개념도 중요합니다.
이는 커피가 자라는 환경적 특성이 맛에 고스란히 담긴다는 의미로, 와인뿐 아니라 커피에서도 핵심 개념입니다.
즉, 커피 맛의 시작은 어디서, 어떤 품종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가로 결정됩니다.
‘생산’ 그 자체가 맛의 기본을 만드는 셈입니다.
2. 가공 방식과 로스팅이 맛을 조절한다
생두가 수확된 후 어떻게 처리되었는가도 맛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과정을 가공 방식(Processing)이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있습니다.
- 워시드(Washed): 물로 과육 제거 → 깔끔하고 선명한 맛
- 내추럴(Natural): 과육 그대로 건조 → 과일향, 단맛 강조
- 허니(Honey): 일부 과육만 남김 → 균형 잡힌 단맛과 바디감
가공 방식은 향미, 산미, 단맛, 질감 등에 직결되며, 그다음 단계인 로스팅(Roasting)에서 커피맛을 좌우합니다.
로스팅 정도에 따른 맛 차이:
- 라이트 로스트: 산미가 강하고 원두 고유의 풍미를 강조
- 미디엄 로스트: 단맛과 밸런스 중심
- 다크 로스트: 쓴맛과 스모키한 향이 강조됨
로스팅 시간이 길수록 단맛보다는 쓴맛이 강해지고, 카페인 함량은 오히려 낮아집니다.
자신이 어떤 풍미를 좋아하는지 파악하여 로스팅 타입에 맞게 선택한다면 더욱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3. 추출 방식과 변수들이 최종 맛을 완성한다
동일한 원두라 해도, 어떻게 추출하느냐에 따라 맛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커피 추출은 물의 온도, 압력, 시간이라는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추출이 잘못되면 커피 맛은 망가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추출 방식:
- 에스프레소: 짧은 시간에 높은 압력으로 진한 커피 추출
- 핸드드립: 온도와 시간 조절에 따라 섬세한 향미 추출
- 프렌치프레스: 바디감 강조, 오일감 풍부
- 콜드브루: 낮은 온도에서 장시간 우려내 부드럽고 적은 산미
이 외에도 추출 변수에 따라 맛은 크게 달라집니다.
추출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
- 분쇄도: 고울수록 진함 ↑
- 물 온도: 92~96도 권장, 낮으면 밍밍함
- 도징량: 원두 투입량
- 추출 시간: 짧으면 산미, 길면 쓴맛 증가
- 물의 TDS: 미네랄 함량도 맛에 영향
이 모든 요소들이 하나로 조화될 때 풍부하고 균형 잡힌 커피가 완성됩니다.
‘맛있는 커피’는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룬 결과물입니다.
결론: 커피의 맛은 과학과 예술의 조화에 있다
커피 맛을 단순히 쓴맛이냐 단맛이냐로만 나누지 말고 품종, 로스팅, 환경, 추출 등 여러 가지로 떠올리며 마셔보세요.
분명히 더 맛있고 더 재미있을 겁니다.